비암사의 백제대제(百濟大祭)
김여화
비암사의 백제 대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천안 전 씨 대종회의 인터넷 카페에서 들은 것이 전부이고 간혹 검색하다보면 백제대제란 백제국왕 대신 칠세부모를 위한 제사쯤으로 여겼을 뿐이었다.
갑자기 관심이 가게 된 것은 시조단소의 시향을 구경하고 나서 부터다. 비암사 극락보전에는 백제국왕대신칠세부모법계중생함령 이라는 위폐를 모셔놓았다. 해서 비암사에서는
계유년(673년) 백제유민들이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국보 제106호)' 등 8개의 석불비상을 조성해 비암사를 세우고 백제국왕과 대신, 칠세부모를 위한 제를 올린 데서 기원을 바탕으로 1983년 석불비상에 쓰인 명문에 따라 4월15일을 기해 백제부흥의 얼이 서린 비암사에서 계승되어 재현행사를 한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내용을 알기까지는 사이버검색에 의한 지식수준에 불과하다.
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라는 정도, 창건연대는 확실하지 않지만 삼국시대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고 신라 말 도선(道詵)이 중창했다고 알려져 있다. 극락전 앞에 있는 3층 석탑의 정상부분에서 석점의 비상(碑像)이 발견되었는데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癸酉銘全氏阿彌陀佛碑像)은 국보 제106호로, 기축명아미타불비상(己丑銘阿彌陀佛碑像)은 보물 제367호로, 미륵보살반가사유비상(彌勒菩薩半跏思惟碑像)은 보물 제368호로 지정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전한다. 3층 석탑 외에 부도 3기가 있고 비암사는 지금부터 1,339년 전 全氏가 主體가 되어 국보106호(계유명 全氏 아미타불삼존석상)를 제작 헌납 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全氏 표기된 것 중 가장 오래 되었다고 한다.) 지금에는 연기문화원이 주도하고 연기군수가 제주가 되어 제사를 지내는데 나는 한 번도 가 본적없다. 그저 장엄한 대제라고 여겨질 뿐이다.
천안 전씨 시조는 백제건국 온조왕 대의 십제공신으로 전해온다. 그 후손들이 몇 십만 명에 달하겠지만 근년에 들어서야 그 일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나먹고 살기도 바쁜데 세상의 동족을 안다고 한들 얼마나 알겠는가? 그저 가까운 일가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조상님의 산소를 돌보다보니 자연 관심이 가게 된 것이다.
올해는 우리집안에는 큰일이 많았다. 5대조를 모셔오고 산소주변을 철조망을 치고 봄부터 산소에 들인 공이 혁혁하다. 해서 대종회에서 그 노력을 치하하는 공로장을 전달 받았다. 상금도 없지만 여러 종인들 일가 어른들 앞에서 받은 공로장은 그래도 그동안 어려웠던 순간들을 위로하는 것이고, 또는 더욱 천안 전씨에 관심을 가지라는 뜻일 것이다.
그리하여 비암사 백제 대제에 관심이 가고 비암사와 전씨들의 연관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진 것이다. 화려한 조상들의 공적은 대단하다. 전봉준 장군도, 만인의총에 모셔진 분들도, 진안 이산묘에 배향된 어른들도 모두 일가 분들이라는 말에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자긍심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겠지만 여튼 비암사의 백제대제 행사를 알아보면서 애족(愛族)정신이 솟구치는 것은 사실이다.
내년이라도 백제 대제에 한번쯤 가보고 싶은 욕망도 있다. 시간이 허락될지 모르지만 백제국의 창건과 함께 시조에 대한관심과 비암사 삼층석탑에서 나온 국보 106호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에 관심이 비암사를 찾게 만든다.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다비숲공원, “아니오신듯 다녀가소서”문구가 주는 여운이 강열하다. 왜 다비숲공원이라고 했을까? 궁금증은 다향처럼 솔솔 풍겨온다.
연기군은 세종시특별자치구가 되었다. 전의면은 백제때 구지현(仇知縣)이라 불렀다고 하는데 통일신라 경덕왕 때에 금지현(金池縣)이라 고쳐 부르다가 고려 때부터 전의(全義)라 불렀고 전의라 불리게 된 것은 백제시대 이곳에서 전씨(全氏)가 많이 살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전의면 다방리 비암사에서 발견된 석불비상에 새겨진 ‘전씨’라는 명문과 이 일대의 지명이 전의(全義), 전동(全同)이라 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한다.
또다른 이야기는 비암사(碑岩寺)이다. 과거 비암사는 “뱀절”이라 불렀다고 한다. 뱀절이라는 이유는 구렁이에 얽힌 전설이 전해오지만 비암사의 원 뜻은 사뭇 다르다고 해석한다. 1959년 발견된 불상이 마치 비석처럼 생겼고 이 불상을 비상(碑像)이라 부르는데, 비상이 있는 절이란 뜻으로 비암사(碑岩寺)라 불렀다고 전한다. 이 비상이 제작된 연도가 673년이다. 비상에는 전씨(全氏)가 주동이 되어 계유년(673년)에 백제의 역대 국왕과 대신, 발원자의 칠세 부모의 원혼을 달래주기 위하여 이 불상을 만들어 시납하고 매년 4월 15일에 제를 올렸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이를 근거로 비암사에서는 매년 4월 15일 백제대제를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비암사는 연기군 전의면에 있는 사찰이지만 백제 권에서는 유일하게 백제왕들에게 제를 지내는 사찰이라는 말이다.
온조왕 때 십제공신인 천안 전씨 시조는 천안을 근거지로 삼았고 천안과 백제의 공주와는 그다지 멀지 않다는데 비암사 역시 공주와 근거리라는 말이다. 백제 대제 역시 옛 조상을 위하는 일인지라 자연 관심이 가니 언젠가는 꼭한 번 가 보리라. 비암사 백제대제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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